PoliLog을 만드는 이유 - 정치인의 말은 기록되어야 한다
2024년 12월 3일
그날 밤, 계엄이 선포됐다. 6시간 만에 해제됐지만, 그 후 몇 주간 정치권은 혼란 그 자체였다.
SNS에서 눈에 띄는 게 있었다. "이 사람 예전에 이렇게 말했는데..." 하면서 과거 발언을 캡쳐한 게시물들. 그런데 대부분 불완전했다. 맥락이 잘리고, 출처가 없고.
이런 문제를 보면서 생각했다. 정치인의 발언을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입장 변화를 추적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으면 어떨까?
과거 발언을 찾는 게 왜 이렇게 어렵지?
국회 회의록은 공개되어 있다. 열린국회정보 API도 있다. 그런데 막상 "OOO 의원이 탄핵에 대해 뭐라고 했지?" 찾으려면?
- 국회 사이트에서 회의록 검색
- PDF 다운로드
- 수십~수백 페이지 중에서 해당 발언 찾기
- 과거 발언과 비교하려면 이걸 반복
일반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국회 회의록 시스템을 실제로 써본 사람은 알겠지만, UX가 정말 열악하다. 검색은 되는데 결과가 PDF로 나온다. PDF를 열면 수백 페이지짜리 회의록 전체가 나온다. 거기서 특정 의원의 발언을 찾으려면 Ctrl+F로 이름을 검색해야 한다. 발견해도 앞뒤 맥락을 파악하려면 한참을 읽어야 한다.
언론 기사도 마찬가지다. "OOO 의원이 XXX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는 기사는 많지만, 같은 의원이 6개월 전에 정반대로 말한 기사를 찾으려면 구글 검색을 한참 해야 한다. 그마저도 기사가 삭제되거나 수정된 경우가 많다.
팩트체크의 한계
기존 팩트체크 서비스들은 "참/거짓"을 판정한다. 문제는:
- 느리다 (수동 검증이니까)
- 논란이 된다 ("왜 이건 거짓이야?")
- 선거법 이슈 (특정 후보에 불리한 판정은 문제 될 수 있음)
- 팩트체크 기관 자체의 편향성 논란
팩트체크는 "이 발언이 사실인가?"를 다룬다. 하지만 정치에서 더 중요한 건 "이 사람이 예전에 뭐라고 했는가?"다. 같은 사안에 대해 시간에 따라 입장이 바뀌었는지, 어떤 맥락에서 바뀌었는지. 이건 참/거짓이 아니라 기록과 비교의 문제다.
PoliLog의 접근법: 판단하지 않는다
핵심 원칙: "기록할 뿐, 판단하지 않는다"
- 발언을 수집하고 정리한다
- AI로 입장 변화를 탐지한다
- 하지만 "변절", "거짓말" 같은 라벨은 붙이지 않는다
- 판단은 사용자에게 맡�다
법적 리스크도 최소화되고, 편향 시비도 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 의원이 2023년에 "탄핵은 정치 보복"이라고 했다가, 2024년에 "탄핵은 헌법적 절차"라고 말했다면? PoliLog은 두 발언을 나란히 보여줄 뿐이다. "입장을 바꿨다"거나 "일관성이 없다"는 판단은 사용자의 몫이다.
이 접근법에는 실용적 이유도 있다. 판단을 내리는 순간 정치적 공격의 대상이 된다. 좌우 어느 쪽에서든 "편향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하지만 원문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에는 반박하기 어렵다. 팩트 자체를 부정할 순 없으니까.
타이밍: 2026년 지방선거
지금 시작해서 2025년 내내 데이터를 쌓으면, 2026년 지방선거 때 쓸 수 있다. 선거 시즌엔 정치 콘텐츠 수요가 폭발한다. AdSense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선거 시즌에 트래픽이 폭발하는 건 경험으로 알고 있다. 2022년 대선 때 정치 관련 서비스들의 트래픽 증가율은 일반 시기의 10~20배였다. 문제는 선거가 끝나면 급감한다는 것. 그래서 평상시에도 쓸모 있는 "정치인 발언 아카이브"로 포지셔닝하려 한다.
기술적 접근
- 데이터 소스: 열린국회정보 API (무료, 하루 4만 건)
- 발언 분리: PDF 파싱 + LLM
- 입장 분석: QwQ-32B (로컬 LLM)
- 프론트엔드: Next.js
- 스토리지: PostgreSQL
AI가 핵심이다. 수십만 건의 발언에서 "이 의원이 예전엔 이렇게 말했는데 지금은 다르게 말한다"를 자동으로 찾아준다.
기술적으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발언 분리"다. 국회 회의록은 대화체로 되어 있어서, 한 사람의 발언이 어디서 시작하고 끝나는지 파싱하기가 까다롭다. 의장의 발언권 부여, 의사진행 발언, 질의응답이 뒤섞여 있다. LLM이 맥락을 이해하고 발언 단위를 분리해주는 게 핵심이다.
입장 분석도 단순하지 않다. "탄핵"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발언이라도, 자기 당 대표 탄핵을 말하는 건지 상대 당 대표 탄핵을 말하는 건지에 따라 의미가 완전히 다르다. 이런 맥락 이해는 규칙 기반으로는 불가능하고, LLM이어야 한다.
시작
12월 중순부터 개발을 시작했다. 아직 MVP 단계지만, 벌써 1,320개 회의록, 62만 건 이상의 발언이 수집됐다.
첫 번째 목표는 "특정 의원 이름으로 검색하면 모든 발언이 시간순으로 나오는 것". 단순하지만 현재 어디에서도 쉽게 할 수 없는 기능이다.
2026년 지방선거 전 정식 런칭 목표. 그때까지 데이터를 충분히 쌓고, AI 분석 정확도를 높여둘 것이다.